딸과 함께한 스케치 여행 (파주)

Journey


등록일: 2013-06-08 03:21
조회수: 1082 / 추천수: 106



 
 
 
6살 딸아이와 처음으로 함께 떠난 스케치 여행.
 
아이는 유부초밥 도시락을 언제쯤 먹을 수 있을까를 가장 관심 있게 여기며 따라 나섰을지도 모르지만, 직접 준비물들을 챙긴 어깨에 가로 멘 작은 소풍가방에는 도시락 뿐 아니라 스케치북과 색연필을 넣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산 언저리에서 딸아이가 그토록 기다리던 점심 도시락을 먹고 산사의 스케치를 담았다. 석탑을 그리는 아이에게 몇 층짜리 석탑인지를 물으니 이내 기단부터 상륜부 장식까지 모두 포함하여 열심히 세고 있다. 나는 최대한 쉽게 석탑이란 어떤 것이고, 몸돌에서만 층수를 구분 하는 법을 알려주었다. 너무 이른 건 아닐까. 내심 편안하게 시작하려던 스케치여행을 따분하게 만드는 건 아닐까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그림 속에서 탑신부의 옥개석을 두드러지게 표현하는 걸 보니 어느 정도는 이해 한 듯 싶어 다행이다.
 
아이와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며 숲을 채워나갔다. 그걸 보던 아이가 말한다.
"아빠, 제가 숲을 쉽게 그리는 법을 가르쳐 드릴게요."
아마 내가 숲을 그리는 모습이 힘들어 보였는가 보다.
아이는 자신만만하게 초록색 색연필을  꺼낸다.
그리고 거침 없이 둥글둥글 선들을 감아 종이를 채워 나간다.
어려울 것 하나 없어 보인다. 이내 숲은 작은 손 안에서 보글보글 부풀어 올라 생명을 얻는다. 아이의 스케치북 속에 우거진 숲은 내게 말을 하고 있는 것만 같다.
조금 더 내려 놓으라고.
조금 더 편안하게 살라고.
 
   
 
 
 
 

 

ps.
그날 연이어 갔던 파주의 용암사와 보광사의 풍경을 함께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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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꽤나 걸어야 했던 여정같은데 지치지도 않고 내내
신나보이네요. 역시. 그 아빠에 그 딸인게죠. 아이와
함께 떠나는 스케치 여행. 책으로 내도 재밌을 스토리네요.
다음 여행도 기대할게요.
2013-06-08
10:04:31
yoyo
정말 좋아요. 아이 그림도 좋고, 모자 날아가는 것도...아이 눈으로 보니 자연이 더욱 싱그럽고,
아름다워 보여요.
2013-06-08
11:38:54
Theo
딸과 함께 떠나는 스케치 여행이라니, 생각만 해도 미소가 절로 지어지네요 ㅎㅎ
행복한 일상의 모습 잘 보고 갑니다 :-)
2013-06-15
12:38:24
나루
딸에게 배우는 '숲을 쉽게 그리는 법'......^ ^
2013-06-17
14:58:12
binalhee
너무 보기 좋아요^^
2013-06-28
12:48:36
hayanni
아빠 닮아 그림도 잘그리네요^^
2014-12-17
09:5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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