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 그림과 함께 담은 저의 일기들입니다.


 Nov28.2011 Mon

NEUTRINO™  2011-11-28 22:36:47, 조회 : 829

 
  
그의 죽음을 알게 된 건 며칠 전 생일을 맞이하여 걸었던 안부전화 때문이었다. 낯선이의 목소리는 이미 전화번호가 바뀌었음에 답하는 것이 조금은 귀찮아진 듯한 늬앙스가 담겨있다.
전화를 끊고 바로 그가 재직하던 학교의 홈페이지를 접속하여 그의 이름 옆에 故자가 붙어 있는 걸 보고 나는 그의 죽음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갑작스런 죽음.
그렇게 연락도 받지 못한 채 그의 기일은 이미 저만치 멀어져 있었다.
 
오늘 시간을 내서 이 세상에 그의 존재가 남아 있는 납골당 추모공원을 찾았다. 전면이 유리로 되어 있는 작은 공간에는 유골함과 양 옆으로 그의 어릴 적 사진 세 장과 손목시계, 헤드폰이 함께 놓여 있다. 그는 지금 무슨 음악을 듣고 있을까. 내게는 낯선 그의 어릴 적 사진들에서 그는 멋드러지게 웃고 있었다.
 
돌아오다 익숙한 카페에 들러 커피를 마셨다. 오늘이 장례식도 아닌데 끝없이 흐린 하늘을 오늘의 허전함에 데칼코마니처럼 찍어 맞추고 있다. 낙서 하나를 끼적이고, 옆에 놓여 있던 책에서 한 구절을 옮겨 적는다.
 
살아 있는 자의 말이 몽땅 고통스럽고 어쩌면 소용없을지도 모르는 순간이 있다. 그때 우리에게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해 말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거기에는 역시 어떤 편안함이 있다.
- 장 그르니에
 
수첩을 넘기다 문득 내년 달력에서 그의 생일을 지워야 하나, 라는 생각을 잠깐 하다가 비가 흩날리는 창 밖을 올려다 본다.
 
더 편안한 세상에서
더 아름다운 자유를 누리시길.
 
 
 
  
of NEUTRINO
ps.
심근경색으로 수술실에서 나오지 못한
故이기현 옹을 그리며.
 
리키형 미안해.
내가 너무 늦었어...
 
 


기억
내년 달력엔 그의 기일이 표기될지도 모르겠네요.
뒤늦은 소식이라.

그분도 그소식 제때 정해주지 못해 아쉬워 할거 같네요.
남은 가족들은 어느분에게 소식을 전해줘야 할지 모르니까
아. 누군가에게 이 소식을 꼭 전해줘라 라고 남기고 가시는 분은
없는거군요.

미안함과 슬픔이 한꺼번에 찾아온 하루였겠어요.
2011-11-30
09:29:48

 


NEUTRINO™
인생이라는 길에서 많은 걸 배웁니다.
언젠가 제 차례도 오겠죠!
2011-12-01
01:3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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